화장품 성분표를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판테놀(Panthenol)'이라는 성분은 다 보셨을거에요.
요즘은 ‘진정’, ‘보습’, ‘장벽 강화’에 좋은 성분으로 소비자 인지도도 높고, 마케팅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성분이죠.
그런데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D-판테놀이 있고, DL-판테놀도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둘 다 판테놀이라면 똑같이 좋은 거 아닐까? 하고 넘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기능, 효과, 가격까지 확연한 차이가 있는 ‘다른 성분’입니다.
오늘은 화장품을 조금 더 똑똑하게 고르기 위해 이 둘의 차이를 화장품 연구자의 관점에서 쉽고 명확하게 설명드릴게요.
판테놀이란?
먼저, ‘판테놀(Panthenol)’이 어떤 성분인지부터 정확히 짚고 넘어갈게요.
판테놀은 비타민 B5(판토텐산, pantothenic acid)의 전구체로, 피부에 흡수되면 B5로 변환되어 피부 보습, 장벽 강화, 상처 치유 촉진, 염증 완화 등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래서 흔히 다음과 같은 제품에서 볼 수 있죠:
- 손상된 피부용 재생 크림
- 아기용 로션
- 진정 앰플, 마스크팩
- 심지어 약국에서 파는 연고류까지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판테놀’은 사실 광학이성체를 가지는 물질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D형과 DL형의 차이를 알아볼게요.
D-판테놀과 DL-판테놀, 뭐가 다른가요?
1️⃣ 광학이성질체란?
판테놀은 거울에 비춘 듯한 두 형태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광학 이성질체(optical isomer) 또는 키랄 분자라고 합니다.
- D-판테놀 (Dexpanthenol):
- ‘우회전(+)형’이라고도 불림
- 생체 활성형 → 실제 피부에서 작용하는 유효한 형태
- 피부에 흡수되면 바로 비타민 B5로 전환됨
- L-판테놀:
- 반대 방향의 비활성 형태
- 피부에서는 변환되지 않으며 생리활성 없음
- DL-판테놀:
- D형과 L형을 1:1 비율로 섞은 합성 혼합물
- 그 중 D형만 효과가 있음, L형은 단순한 충전재 같은 역할
👉 즉, DL-판테놀은 전체 함량 중 절반만 실질적인 효과를 낸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능과 효능, 얼마나 차이날까?
항목 D-판테놀 DL-판테놀
생체 활성 | 있음 (비타민 B5 전환 가능) | 없음 (L형은 활성 없음) |
보습 효과 | 우수 | 중간 |
진정/재생 효과 | 염증 완화, 상처 회복 촉진 | 효과 없음 또는 미미 |
피부 흡수율 | 높음 | 낮음 |
사용 목적 | 기능성, 민감성 케어, 의약외품 등 | 일반 보습, 대중적 기초 화장품용 |
가격 | 고가 | 저렴 |
D-판테놀은 실질적인 피부 개선과 진정 효과까지 노리는 고기능성 제품에 주로 사용되며 DL-판테놀은 보습감은 주되 효과나 흡수력 면에서는 제한적인 성분입니다.
화장품 전성분을 읽을 때 이것만 기억하세요!
- “판테놀 5% 함유!”라는 광고 문구가 있어도, 어떤 형태의 판테놀인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 만약 DL-판테놀 5%라면, 실제 활성 효과는 D형 2.5%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 ‘D-판테놀’이라고 정확히 표기된 제품은 단가가 더 비싸더라도 피부에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실제 제품에서의 사용 예시
제품 타입 D-판테놀 사용 예시 DL-판테놀 사용 예시
고기능 재생 크림 | 병원용 연고, 병풀+판테놀 앰플, 마데카 크림 등 | 일반 수분크림, 마스크팩 등 대중 제품군 |
민감성 케어 라인 | 아토피용 로션, 트러블 진정 크림 등 | 폼클렌저, 바디로션 등 |
👉 D형은 고급 기능성에, DL형은 대중 소비 제품에 주로 사용됩니다.
소비자가 기억해야 할 핵심 포인트 요약
- D-판테놀 = 생체활성형, 피부 진정/재생 효과 있음 (비타민 B5로 전환)
- DL-판테놀 = 절반만 활성형, 가격은 저렴하나 효과는 떨어짐
- 민감성 피부, 피부 장벽 강화 목적이라면 D형 제품을 찾아라!
- 판테놀 함량보다 ‘형태’를 먼저 확인하자
화장품 연구자의 팁
D-판테놀은 성분 가격이 2~3배 이상 높기 때문에, 전성분이나 마케팅자료에 ‘덱스판테놀’이 명시되어 있다면 그 제품은 어느 정도 원가를 투자한 기능성 제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D-판테놀은 의약외품 기준으로도 피부 손상 회복이나 항염 작용에 대한 근거 논문이 많기 때문에,
민감한 피부를 가진 분들이라면 기왕이면 D형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스킨케어는 ‘정확한 선택’에서 시작된다
화장품 성분은 단순한 이름만으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D-판테놀과 DL-판테놀처럼, 비슷한 이름 뒤에 감춰진 ‘의미 있는 차이’가 존재하니까요.
피부에 조금 더 신경 쓰고 싶다면내가 쓰는 제품의 성분이 어떤 구조인지, 어떤 효능을 내는지 한 번쯤 들여다보세요.
판테놀에도 급이 있습니다.
이제는 이름만 보고 고르지 말고, 내 피부에 ‘진짜’ 작용하는 성분이 무엇인지 알고 고르는 소비자가 되어보세요.